등록시간: 2014년09월05일 15시11분    이은집   홈페이지: -   조회 : 6668  
 추석선물 콩트 <추석과 달타령> 이은집

<추석선물 콩트> 내 고향 청양 추억

작가 이은집


제85화 추석과 달타령


“여보! 세상 살다보닝께 이런 추석두 다 있네유? TV에선 민족의 대이동이니 워쩌니 떠들어쌓는디 말유? 휴우!”
추석날이지만 우리집에선 부부 단 두 식구가 식탁에 앉아 아침을 먹게 되었는데 마누라가 한숨까지 내쉬며 건네오는 말이었다.

“으응? 그게 뭔 소리랴? 작년까지 6형제 30여명 식구들이 우리집에서 모여 추석을 쇨 때는 생몸살난다구 하소연이더니...?”
이에 내가 어이없어 묻자 마누라는 토란국에 숟가락을 께작이며 말을 이었다.


“아유! 애들 남매를 늦장가 늦시집을 보냈더니, 에미 애비는 거들떠두 안 보구 추석 전날부텀 처갓집 시집으로 명절쇠러 갔잖유?”
“으응! 그렁께 난 항상 돗대기시장 같던 우리집 추석 명절이 홋홋하니 더 좋구먼 그려!”

아닌게 아니라 평소에 유유자적하길 좋아하는 나로선 설과 추석과 부모님 합동추도식 등 일년에 세 번이지만, 우리집에서 6형제네 식구들이 함께 모이는 것이 여간 번거롭게 느껴졌던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막상 올해 처음으로 각자 명절을 쇠기로 해서, 이처럼 추석날 아침에 적막강산이 되고 보니 마누라 말에도 수긍이 간다고나 할까? 순간 나는 내 고향 청양에서 살던 어린 시절의 추석 명절의 추억이 떠올랐다.


“즈이아버지! 이번 첸양장(청양장)에는 추석장을 봐와야 허잖유?”
“아암! 과일이랑 건어물은 미리 사와야지!”
그런 대답과 함께 아버지께서는 사과, 배, 북어, 조기 같은 제수는 미리 준비하고, 당시엔 냉장고가 없어 쇠고기는 바로 추석 전날장에 사오셨던 것이다.

“인집(둘째형)아! 올벼는 벌써 누렇게 익었더라! 오늘은 베어다가 타작을 해야겄지?”
“야! 걱정 마세유! 그러잖아두 더 놔두면 참새가 다 쫘 먹을뀨!”

이리하여 추석을 앞두고 우리집에선 햅쌀을 마련하였고, 드디어 추석이 다가오면 어머니께선 우리 10남매의 추석빔을 해주셨는데, 우선 키가 많이 자란 형제자매의 것을 해주고, 나처럼 키가 안 큰 애들은 물려입게 마련이었다.

“에이! 난 언제나 키가 쑥쑥 자라 명절빔을 얻어 입을려나? 참말루 속상혀 죽겠네!”
이때 나는 사랑방 흙벽에 키크기를 재어두고 있었는데, 키가 크신 아버지를 닮지 않고 키가 작은 어머니를 쏙빼닮아 속상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도 추석 명절에는 모처럼 송편에 고깃국과 과일을 맘껏 배부르게 먹을 수 있어서 여간 즐겁기만 했다.

“여보! 올 추석은 우리 단 두 식구만 있응께 심심허쥬? 허지만 오늘밤엔 당신 좋겠수! 당신 좋아하는 KBS 1TV의 '가요무대‘가 있는 월요일이잖유?”
추석날 온종일 적적하게 보내다가 저녁을 먹고 나자 마누라가 건네오는 말이었다.
“어참! 그렇네! 이제야 추석 명절의 기분이 나겠구먼!”

드디어 밤 10시가 되어 KBS 1TV의 ‘가요무대’를 트니, 맨먼저 ‘달타령’이 나왔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그러자 마누라가 짓궂은 표정으로 한 마디 던져왔다.
“에유! 추석날 달나라에선 계수나무 아래 옥토끼가 떡방아를 찧는다는디, 우리가 떡방아를 찧은 건 언제였던가 가물가물허네잉! 호호호!”(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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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사 (19/05/13/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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